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짙은 가을, 어느 하루 / 김 가을
영동 고속도로 진입을 눈 앞에 두고
되돌아왔다
활활 불붙어 타고 있을
설악산 전부가 나의 몫은 아니다
첨벙첨벙 뛰어든 나무 그림자를
품어 식혀주는 동해바다
전부가 그리운 것은 아니다
그저 줍지 않고는 못 배길
빨갛게 물든 단풍잎 하나가
지금의 내 몫인 것이다
산 그림자 몰고 출렁이다
다가서는 발목 한번 적셔주고
미끄러져 가는 한 움큼의 파도가
내 몫으로 그리운 것이다
오늘 하루 전부가
나의 몫이 될 수 없음을 인정한다
그저 어느 하루쯤
나를 위하여 쓰여도 아무 문제가 없을 때
그날은 주저 없이 영동 고속도로를 진입할 것이다
빛 고운 단풍잎 하나와 한 움큼의 파도를 챙겨
갔던 길을 유유히 되돌아오리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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